2023/12/31

필리핀 민도로섬(Puerto Galera)의 잊지 못할 스노클링 체험기

작은 항구와 KING JHONAS호

필리핀은 6월에서 8월 사이에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까닭에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래서 그랬는지, 민도로섬(Puerto Galera)에 머물렀던 2017년 8월 20일부터 23일 사이에 비도 자주 오고, 바다도 잔잔하지 않았다.


우리가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기로 한 날인 2017년 8월 22일에도 새벽 5시까지 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스노클링을 할 때 마침 잠깐이나마 햇살이 비춰 주었다.



지오와 고운이에게는 이번이 동남아 바다에서 하는 첫 스노클링이었지만, 나는 태국 피피섬(Ko Phi Phi)에서 두 차례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스노클링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그래서 이번에 민도로섬을 일정에 포함했다. 방수 카메라도 준비하고...  


스너클링은 위에 사진에 있는 작은 부두에서 시작한다.


우린 KING JHONAS호를 타고 바다로 나아갔다. 보통은 6인 정도가 한 팀이 되어서 배를 이용하는데, 비수기라서 그런지 이 배에는 우리 3명만 탔다. 배는 중년의 아저씨와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소년, 둘은 부자지간은 아니지만 가족임, 에 의해서 운영되었다. 




10여분 정도를 배를 타고 나가서 다른 해안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스너클링을 하기 위해 더 작은 배로 옮겨 탄다.


스노클링 포인트는 3곳이 있는데, 우리는 인심 좋으신 할아버지의 SHEKAINAH호를 타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최근에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바닥까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다의 투명함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산호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보며 우리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모름지기 바다라고 하면 이 정도는 되어야 바다라고 할 수 있지!!!


사실 지오와 고운이로서는 난생 처음 접하는 생생한 바다의 신비였을 것이다. 어찌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나 제주도 아쿠아 플래닛을 여기에다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아이들보다 늦게 물 속으로 들어갔고,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챙기랴 사진 찍으랴 몇몇 포인트는 놓치거나 사진으로 담지 못했지만... 지오와 고운이는 흰동가리도 보았다고 한다. (설마, 마음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모 그런 건 아니겠지??)



방수 카메라를 이번에 사고 처음 사용한 거라서... 조작이 미숙한 점도 있는 데다가... 눈 앞에 펼쳐지는 물속 장관에 압도되어서, 첫 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에서는 거의 사진을 찍지 못하고 넘어갔다.


나중에 드는 아쉬움은.... 만약 날씨가 조금만 더 맑고 좋았더라면...더 환상적이지 않았을까....



3곳의 스노클링 포인트를 보고 나서 우리는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동굴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무심한 하늘은 계속된 행운을 주지는 않았다.

점심을 먹을 때는 쨍쨍하기만 할 것 같은 날씨가... 다시 변덕을 부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서 파도가 거세진 것이다.


점심식사 장소였던 해변의 모습

이런 기상 조건에서는 자칫 동굴로 접근하다가 배가 파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갈 수가 없단다.

대신 아까 스노클링을 했던 곳보다는 못하지만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서 바닷속 구경을 하기로 했다.


비는 점점 거세지고... 그래서 그런지 바다도 아까보다는 투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바닥에 보이는 기다란 그것.... 바다뱀이었다(밑에 사진에 보면 긴... 그 녀석이 보임).


만지거나 하지 않으면 위험하지는 않다고 하는데...  지오를 제외한 우리 가족 모두는 그 녀석이라면 질색을 하는 터라서...  우리는 예정보다 조금 일찍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여행 중에도... 여행이 끝난 후에도.... 이곳에서의 스노클링은 우리에게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체험이 되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집사람도 함께, 6~8월을 피해서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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