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4

태국 피피섬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즐겼던 현지 어린이들과의 물놀이 - 친구와 함께 한 부부 동반 신혼여행 이야기 3편

피피섬은 'Phi Phi Don(피피돈)'이라는 주(主)과 'Phi Phi Lay(피피레, 또는 Phi Phi Leh라고도 표기함)'라는 부속(附屬)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가 피피돈의 선착장으로 다가갈수록 육안으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늘 볼 때마다 감탄하지만...  에메랄드 빛을 띤 피피섬 주변의 바다는 그 자체가 보석 같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마야 베이(Maya Bay)에서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고 나서, 섬에 상륙해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었지만, 배가 예정된 일정보다 늦게 피피섬에 도착하면서 점심 식사를 먼저 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배를 타고 스노클링 장소로 유명한 '마야 베이(Ao Ma Ya)'로 향하면서 스노클링을 위한 장비(구명조끼와 스노클이 달린 물안경)를 나누어 주었다.

드디어, 배가 멈추었고... 우리는 족히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물 속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눈 앞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산호와 수초들.. 그리고 바로 앞으로 지나다니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보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듯한 감동을 준다. 이런 기분은 경험자인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옛날엔 해적들의 동굴이었다고 하는 Maya Bay 인근의 모습


아름다운 바다에 안겨 있다 보면, 정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수면에서부터 밑바닥까지 바닷속 세상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멋진 장관을 보면서... 마음 한 편으로는 이 정도 조건이면 오늘 저녁엔 뭐가 될 진 몰라도 집사람이 채취해 오는 해산물을 먹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당시에는 무지했지만, 바다에서 함부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법에 어긋날 수 있다).   

이런 흥분 뒤에... 한껏 부풀었던 기대를 한 순간에 확 깨 버린... 진실의 순간이 곧 바로 우리를 찾아 왔다.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이 하나 둘 차례로 입수를 하면서 드디어 우리의 차례가 되었을 때... 집사람 왈 "나... 무서워서 물에 그냥 못 들어가겠어... 도저히 안 되겠어..." 하며 다시 배로 올라가서는 그 후론 구명조끼를 신줏단지 모시듯 끼고 다니는 거다. 

맑고 깨끗한 바다는 우리의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그 상태로 어떻게 잠수를 해서 바닷속에서 뭔가를 건져내길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ㅜ.ㅜ  우린... 완전 믿음 줬다가 정말 허망하게 그 믿음이 무너지고 만 거다.

나중에 집사람의 설명인 즉... 인명구조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있었던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서 바다에 대한 공포가 생겼단다.


그런데 배 위에서 이렇게 바닥까지 다 보이는 걸 보고는 그리 깊을 거라 생각하지 않고 방심하고 들어갔는데... 웬걸 터무니없이 깊다는 걸 알고는 잔뜩 겁을 먹게 됐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거나 그 날 이후로 이 사건은 집사람에겐 두고두고 놀림거리가 되었다.


비록 저녁에 신선한 해산물을 먹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지만, 맑고 투명한 바다에서 각양 각색의 산호와 물고기들을 눈 앞에서 보며 즐길 수 있었던 스노클링은 정말 멋진 시간이었다.

스너클링이 마치고, 우린 주변에 있는 또 다른 관광명소인 해적들이 사용했다는 동굴(?)을 들러 구경하고는 다시 피피돈 섬으로 귀환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들의 손은 당연히 비어 있었다.


마음이 통하면 세상은 하나가 됩니다 - 현지의 어린이들과 함께


본섬에 돌아와서도 또 다른 즐길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름 아니라...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현지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 것이다.

비록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함께 어울려 웃으며 놀기에는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처음엔 다소 어색하던 것이 같이 놀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로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게 될 정도가 되었고, 현지 아이들이 식빵 가루를 물속에 뿌리며 물고기들을 불러 모으는 것을 보고는 우리도 따라서 해 보기도 했다.

물고기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덤벼들 때는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난 또 장난끼가 발동해서 식빵 가루를 뿌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별생각 없이 식빵을 몸에 문질렀다... 이러면 물고기들이 더 올까 싶은 단순한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무모함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 왔다. 몸에 식빵을 문지르고 물속으로 들어간 순간... 마치 영화에서 처럼... 한 순간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달려들더니, 내 몸에 주둥이를 ㅜ.ㅜ 간지럽기도 하고 따끔거리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너무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바다가 좋아도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할 수는 없다. 물 속에서 수영을 하거나 노는 것에는 상당한 체력 소모가 있기 때문이다. 

부부 동반 신혼여행이지만, 그래도 각 커플마다 자유 시간도 필요하니... 중간중간에 시간을 정해서 각자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자유 시간에 섬의 반대편과 주변을 둘러 보았는데... 선박이 정박하는 곳이 있는 부분의 섬 모양이 잘록하게 되어 있어서 그 반대편이라고 해 봐야 걸어서 몇 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었다. 

섬의 곳곳에는 작은 방갈로나 열대지방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린 식당들이 있어서.... 산책 삼아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진을 찍기에는 좋았다.




해변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상점들을 둘러보았는데, 마침 망고스틴과 람부탄을 노점에서 싸게 팔고 있었다.

평상시에도 과일을 좋아하는 터라 하나 가득 사서 숙소로 돌아와서 먹다가, 다시 외출을 할 때 집사람이 냉장실에 남은 과일을 넣어 두었는데... 외출하고 돌아와서 시원하게 먹으니 더 맛있는 거다.

그래서 다음 날에도 또 사 가지고, 피피섬에서 나올 때까지 즐겨 먹었는데... 그때 먹었던 망고스틴과 람부탄의 맛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제일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때, 과일을 사 먹던 기억 때문인지.... 2014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도... 아침이면 밖으로 나가서 주변에서 파는 현지 과일을 사 가지고 와서는 냉장고에 넣었다가 모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함께 먹곤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피피섬도 항상 평화롭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2004년 12월 26일에 발생했던 쓰나미로 인해서 많은 희생자가 생겼던 것이다. 그 후에 다시 피피섬은 안정화가 되었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마야 베이가 꽤 오랫 동안 폐쇄 조치 되는 지경이 되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항상 겸손해야 함과... 환경은 훼손되기 전에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에 Youtube 동영상은 마야 베이(Maya Bay)의 모습을 담은 Thai walk 4k의 동영상이다. 많은 경우에 사진이나 동영상은 실제 자연의 아름다움을 100 퍼센트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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